"소설 은교는 메마른 대지에 내린 단비같은 소설이었습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더 진솔하고 더 충만한 소설은 쓰지 못할 것입니다."

 

적요에게 은교는 메마른 자신의 일상에 단비같은 존재이자,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진솔하고 충만하게 만들어준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 그녀를 생각하며 쓴 글이 '은교' 였고, 그 결과물을 제자가 훔쳐가 버렸다.

되찾을 수도 없고 다시 쓰지도 못할 것이다. 

 

 

"고마워요. 은교를 예쁘게 써줘서. 나는요, 내가 그렇게 예쁜아인지 몰랐어요.

그렇게....예쁜아인지....몰랐어요......."

 

사랑받고 싶었던 소녀 은교.

 

"잘가라, 은교야....."

 

이제는 보내야 하는, 잡을 수 없는 은교를 향한 마지막 인사말.

 

수작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였다.

뭐랄까, 허전하면서 먹먹한 느낌.

영화 후반부에서 은교때문에 되찾은 생활의 활력이나 애정 등의 감정을

자신의 제자인 서지우에게 모두 빼앗긴 적요의 질투심과 상실감이 잘 표현되었다고 본다.

너무나도 큰 나이차 덕분에 에로스는 상상에 지나지 않았고 플라토닉 러브로 그쳐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아름답고 먹먹한 느낌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심란함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Posted by A형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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